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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묻고 답하다
강영안·양희송 저 I 홍성사 I 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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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와 기독교에 대한 빛나는 통찰과 혜안!

1. 기독교 지성 강영안 교수와 복음주의 운동가 양희송 대표의 만남
우리 시대 르네상스적 지식인이자 대표적인 기독교 철학자 강영안 교수와 복음주의 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가 만났다. 2008년 9월 경기도 양평 모새골에서 두 사람은 2박 3일간 우리 시대와 신앙 전반에 걸쳐 종횡무진하며 격의 없는 질문과 답을 쏟아 놓았다. 죽음, 고통, 일상 등 일상적이고 철학적인 주제에서 교회, 공동체 등 교회의 문제와 대안, 그리고 지성, 과학, 의심 등 믿음과 앎의 영역까지 다루었다. 양희송 대표는 한국 교회의 문제에 대해 근본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강영안 교수는 질문을 심화시켜 더 넓고도 깊은 인식의 지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한병선 대표(한병선의영상만들기)가 찍은 사진도 16컷 삽입되어 있다.

2. 일상, 한국 교회 그리고 지성의 문제
1장에서 5장까지는 죽음, 고통, 웃음 등 우리의 일상을 주제로 다룬다. 혁명을 꿈꾸던 시대가 저물고 일상적인 삶이 우리에게 고통이 되는 시대가 왔다. 일상을 마주할 신학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독교는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비일상을 계속 부추긴다는 문제의식이 두 저자의 대화에 깔려 있다. 소크라테스와 달리 예수가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와, 2007년 중반부터 몸이 아팠던 강영안 교수가 활동을 접고 1~2년을 쉬면서 깨달았던 고통과 병에 대한 이야기, 지나치게 근엄한 우리 시대 기독교에 비해 예수는 늘 근엄한 분이 아니었다는 내용이 이어지면서 일상에 대한 담론이 더 깊어져야 한다는 주제로 마무리된다.
6장부터 10장에서는 한국 교회에 대한 문제 제기와 답변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만인제사장을 주창하며 가톨릭에서 분리된 개신교에 왜 아직 성직과 세속적 직업이라는 이분법이 있는지, 공동체에 대한 강조가 왜 집단주의로 변질되는지, 개인의 회복과 공동체성의 강조는 어떻게 병행되는지 등등이 논의된다. 한국 교회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대화가 진행되면서 대화는 심화되고 이어 해결의 실마리가 제시된다. 양희송 대표가 주장하는, ‘교계 패러다임’에서 ‘기독교 사회 패러다임’으로의 변화가 왜 필요한지를 엿볼 수 있다.
11장부터 14장에서는 신앙에서 지성이 얼마나 필요한지, 믿음과의 관계는 무엇인지가 논의된다. 과학이 객관적 진리의 자리를 차지한 지금 기독교는 어떻게 과학과 관계 맺음을 해야 하는가, 이론적 무신론이 아니라 실제적 무신론 즉 하나님을 믿는다면서 믿는 대로 살지 않는 태도가 위험하다는 논의가 이어진다.
마지막 15장은 강영안 교수를 만든 책,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고신대 시절 만난 교수들과 책들, 레슬리 뉴비긴과 은사 손봉호 교수와의 인연 등이 소개된다.
 
 
들어가며 _르네상스적 지식인과의 2박 3일
1장 죽음 예수님은 왜 소크라테스처럼 죽지 않았나 | 2장 고통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 3장 웃음 예수님도 웃으셨을까 | 4장 일상 목숨은 걸어도 일상은 못 건다? 5장 종교 목사가 있어야 교회가 있는 걸까 | 6장 교회 개인인가 공동체인가 | 7장 개인 개인인가 공동체인가2 | 8장 공동체 극단은 왜 서로 통하는가 | 9장 십자가 하나님은 무無와 비움 속에 계시는가 | 10장 한국 교회 언제부터 우리는 이렇게 되었나 | 11장 지성 지성은 꼭 필요할까 | 12장 과학 모든 진리가 하나님의 진리라면 | 13장 의심 기독교를 어떻게 믿을 수 있나 | 14장 윤리 무신론은 더 나쁜 세상을 만드는가 | 15장 만남 강영안을 만든 책, 사람들
나가며 _이것은 해답이 아니다
 
 
이 책은 ‘대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사람이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이 아니다. 나는 끊임없이 묻고, 강영안 교수는 지치지 않고 대답하는 형식이다. 마치 고전에서 종종 보듯, 묻는 자가 있고 그의 질문을 통해 답하는 이의 사상 체계가 드러나는 책이 되었다. 이 기획은 출판사에서 제안한 것인데, 강영안 교수와 2박 3일간 함께 지내면서 주제에 제한 없이 마음껏 대화를 나누고 이를 책으로 엮자는 것이었다. 나는 두말없이 기쁘게 그 기회를 붙잡았다. 무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그동안 답을 얻지 못했던 무수한 질문을 거리낌 없이 던지며 파상 공세를 펴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계통도 없고, 높이도 고르지 않은 질문들을 한없이 던지다 보면, 그것이 나름대로 꼴을 갖추고, 자리를 찾아서 말이 되고 글이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 그것으로 충분했다. 2008년 9월 4일에서 6일까지 2박 3일간, 경기도 양평의 모새골에 우리 둘은 남겨졌고, 먹고, 자고, 걷고, 웃고 울면서 13시간 분량의 녹음을 남겼다. 나는 집요하게 질문을 바꾸어 가며 파고들었고, 강영안 교수는 검토해야 할 문제의 핵심을 즉각 분별해 내고, 그 논의에 필요한 동서양 고전과 사상가를 바로바로 인용하면서 대답했다. 그것은 백과사전과도 같은 지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르네상스적 지식인을 눈앞에서 만나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나는 2005년 이래 청어람아카데미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강영안 교수와 여러 번 강좌를 열었다. 그의 강좌는 철학, 신학, 역사 등 인문학 전반을 오가면서 진행되었고, 대략 10여 개 언어가 종횡으로 사용되는 지식의 향연이었다. _9~10쪽, ‘들어가며’에서

양희송 ‘삶 전체가 예배다’라는 측면은 잘 살펴보았는데, 이제 반대로 소위 ‘공예배’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성도들이 예배에 참여하는 수준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평신도’가 설교를 하는 것이 가능하냐, 바람직하냐는 논란도 있었지요.
강영안 중요한 질문입니다. 목회와 일상의 관계를 내가 설명한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평신도 사역자가 말씀으로 섬기는 일, 특히 전문적인 이슈를 가지고 설교하거나, 성경공부를 하거나, 교육을 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목사님들은 그리스도의 성품이 어떠하며, 하나님 나라가 어떤 방식으로 임하고, 성경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포괄적 내용만 다루어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좀더 세부적인 영역, 그러니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세부 영역은 평신도 사역자가 섬길 수 있게 목회자들이 그들에게 섬길 공간을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나 바깥에서나 평신도 사역자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잘 못하고 있어요. 물론 일부 그런 전문가들이 있기는 하죠. 경제나 정치, 통일 문제에 충분한 지식을 갖춘, 그야말로 전문가적인 동시에 기독교적인 시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목회 영역에 들어와야 해요. 목회 영역에 들어와서 일반 성도들을 함께 훈련해야 합니다. _88~89쪽, ‘종교’에서

강영안 (중략) 지금까지 교회는 지적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지는 않았지요. 흔히들 신학생들은 석사, 박사 과정을 공부할 수 있게 장학금을 지원했지만, 예술이나 철학, 사회학이나 정치학과 같은 전문분야의 그리스도인 일꾼을 키우고 지원하는 데는 인색했어요. 지금이라도 교회가 신학뿐만 아니라 그 밖의 전문 분야에도 크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지성의 여러 분야로부터 기독교가 참담하게 당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기독교가 비기독교 지성인들을 담론의 영역, 토론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지적 대화를 나누기에 충분히 신뢰할 만한 신앙임을 보여 주는 기독 지성인들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론적 무신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 기독교가 두려워해야 할 무신론은 기독교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실제적 무신론’이지요.
양희송 ‘실제적 무신론’이란 어떤 것인가요?
강영안 ‘실제적 무신론practical atheism’ 또는 ‘실천적 무신론’은 하나님의 존재를 입으로는 인정하고 종교행위에 참여하면서도 생각과 삶으로는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의 무신론이지요. 이런 무신론이 두려워해야 할 무신론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이런 실제적 무신론이 우리한테 있다는 것을 모르거든요. 예수님을 잘 믿고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 말씀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사실 상당수 그리스도인들은 입으로는 하나님의 존재를 고백하고 믿는다고 하지만 실천과 사고방식과 생활에서는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못한 삶을 살지 않나 해요. _214~215쪽, ‘의심’에서
 
 
 
 
강영안

1952년 경상남도 사천에서 태어났다. 고려신학대학(현 고신대) 재학 중 네덜란드에서 신학을 공부할 생각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로 옮겨 그곳에서 네덜란드어와 철학을 공부하였다. 1978년 벨기에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벨기에로 건너가 루뱅 가톨릭대학교 철학과에서 철학학사와 석사 학위를, 1985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칸트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레이든대학교 철학과 전임강사로 형이상학과 인식론을 맡아 강의했으며, 귀국 후 계명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거쳐 1990년 이후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루뱅대 초빙 교수로 레비나스를 연구하였고, 미국 칼빈 칼리지에서는 초빙 정교수로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을 강의하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두레교회와 김포 주님의보배교회 장로로 섬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주체는 죽었는가》(문예출판사),《도덕은 무엇으로부터 오는가》,《인간의 얼굴을 가진 지식》(이상 소나무),《강교수의 철학이야기》,《신을 모르는 시대의 하나님》,《강영안 교수의 십계명 강의》(이상 IVP),《타인의 얼굴》(문학과지성사),《칸트의 형이상학과 표상적 사유》(서강대학교출판부),《철학은 어디에 있는가》,《어떻게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것인가》(이상 한길사), 대담집《철학이란 무엇입니까》(효형출판)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시간과 타자》(문예출판사),《급변하는 흐름 속의 문화》(서광사) 등이 있다.


양희송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영국 Trinity College, Bristol(신학 BA)과 London School of Theology(신학 MA)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월간〈복음과 상황〉편집장 및 편집위원장을 지냈고, 한동대에서 ‘기독교 세계관’을 7년간 강의했다. 다양한 기독교 및 일반 매체에 글을 쓰거나 강의하고 있으며, 랍 벨(Rob Bell)에서 존 스토트(John Stott), 톰 라이트(N. T. Wright)에서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까지 ‘복음주의’ 운동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소개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05년부터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로 있으며 인문학, 정치·사회, 문화·예술 등의 분야에서 500여 회가 넘는 대중강좌를 기획·운영해 왔고, 2011년에는 CBS TV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공동으로 기획했다. 좌우명은 ‘노는 게 젤 조아’. 지은 책으로는 《다시 프로테스탄트》(복있는사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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